에세이 K-컬처 강남역 주변

문화도 소비하는 시대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역할만을 맡는 시대는 지나갔다.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가,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인...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역할만을 맡는 시대는 지나갔다.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가,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인가 고민할 것 없이 스페셜리스트가 모여 제너럴리스트가 되었다. 잘 만들고 다듬어진 공산품, 정성들인 음식, 고민의 궤적을 읽을 수 있는 전시와 책. 이 모두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멋진 공간을 소개한다.

식물관 PH

식물관 PH는 단 한순간도 고요할 수 없는 도심 속에서 모처럼 눈과 귀를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권 가격에는 음료 1잔이 포함되어 있다. 3, 4층은 전시 공간으로 3층 전시실 한 쪽은 산을 향해 커다랗게 창이 나 있어 바깥의 풍경을 빌려온다. 전시 일정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식물관 PH광평로34길 24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도산공원을 등지고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에 지금 가장 뜨거운 브랜드 3개가 모였다. 정식 명칭은 ‘아이아이컴바인드 하우스 도산’이지만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이란 이름이 더욱 익숙하다. 2011년 탄생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한국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은 젠틀몬스터의 미래를 보여주는 공간. 1층과 1.5층에서는 항상 새로운 전시와 구성이 방문하는 이를 맞이한다. 2층과 3층은 젠틀몬스터의 쇼룸이며 3층엔 젠틀몬스터 로봇 랩이 만든 로봇 ‘프로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4층은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매장이고 지하 1층은 디저트 전문점 누데이크. 어느 층에 가더라도 마치 갤러리에 온 것 같은 감각적인 디스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압구정로46길 50

일상비일상의틈

강남역에서 걸어서 3분, 복잡하고 소란한 그 거리에 LG 유플러스에서 만든 복합 문화 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이 있다. LG 유플러스에서 운영한다지만 브랜드 로고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 방문객은 그저 전시를 보고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으며 원하는 대로 공간을 즐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각 층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예를 들면 지하 1층은 사유와 영감의 틈, 5층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틈이다. 건물의 얼굴인 1층에서는 2, 3주마다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열리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일상비일상의틈강남대로 426

킨포크 도산

미국 포틀랜드에서 창간된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킨포크와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타르틴 베이커리가 만났다. 이제 킨포크는 매거진이라기보다는 느리고 소박한 생활방식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고 타르틴 베이커리 역시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천천히 빵을 굽는 브랜드로써 그 결이 비슷하다. 1층은 타르틴 베이커리의 공간이며 2층은 킨포크가 기획하는 전시가 있을 때마다 개방하곤 한다.킨포크 도산언주로168길 24

place 1-3

앞다투어 자신을 알리고 드러내기 바쁜 가로수길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굳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공간. 건물 앞에 놓인 작은 입간판에 이끌려 들어가면 4층까지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갈색 유리문 너머는 완전 다른 세계. 실제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이라고 한다. 전부 판매하는 물건인데도 모든 상품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단정하게 놓여 있는 것만 같다. 5층까지 상점이 이어지고 6층에는 작은 서재가 있다. 공간의 성격에 맞는 원데이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place 1-3압구정로10길 21 4층

피겨 앤 그라운드

붉은 벽돌로 층층이 블록을 쌓아 올린 것 같은 외관이 인상적이다. 30년이 넘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탄생한 피겨 앤 그라운드는 제39회 서울특별시 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 1층엔 카페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파는 소매점이 들어와 있다. 지하 1층과 2층의 용도는 유동적이며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곤 한다. 특히 첫 번째 전시인 ‘우리가 몰랐던 이효리’ 사진전은 추첨을 해야 할 정도로 큰 성황을 이뤘다. 3층에서 5층은 공유 오피스이며 루프톱에서는 신사동 일대, 날이 좋으면 남산타워까지 훤히 보인다.피겨 앤 그라운드논현로153길 53

PEEK

도산공원 근처에서 쇼룸을 운영하는 가구 편집숍 에이치픽스(HPIX)에서 운영하는 공간. 1층 카페 PEEK의 가구는 특별하다. 바로 바우하우스 정신을 계승하여 만들어진 독일 브랜드 텍타(TECTA)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에이치픽스가 고른 가구들이다. 카페 한쪽 벽 전체를 차지한 책꽂이에는 화보와 사진집 등이 표지가 잘 보이게 놓여 있고 바우하우스나 텍타에 관한 책을 판매하기도 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과 3층은 전시 공간이다. 전시정보는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PEEK개포로17길 28 1층

High Street Italia

이탈리아의 다양한 문화와 브랜드들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라는 콘셉트로 이탈리아 무역공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이탈리아 도서를 만나볼 수 있는 도서 라운지, 이탈리아 여행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이탈리아 관광청 상설 라운지, 이탈리아 악기를 볼 수 있는 악기 전시관 등 이탈리아와 관련해 다양한 공간이 이루어져 있다. 매번 색다른 이탈리아 브랜드들을 볼 수 있는 전시도 운영하니 이탈리아에 관심 있다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High Street Italia가로수길 69

fyi

스타트업의 산실인 역삼로 창업가거리에 위지한 fyi. ‘참고로’라는 뜻의 축약어 ‘for your information’에서 모티프를 얻어 일하는 사람에게 자극이 될 유무형의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폭이 넓은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상당히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입구 오른쪽에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일하는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물이라면, 그것이 예술작품이든 책이든 볼펜이든 향수든 fyi의 관점으로 전시를 해놓는다. 가장 안쪽에는 ‘일하는 일상’을 위한 큐레이션 서가가 있다. 서가 옆으로 난 문을 열고 나가면 아담한 정원이 나온다.fyi역삼로 180 1층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

포스코가 보유한 1만여 권의 책으로 둘러싸인 카페. 포스코센터 1층에 자리한 테라로사는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기념한 리노베이션 공간으로 포스코를 상징하는 철과 책, 커피의 색다른 조합을 만나볼 수 있다. 입구부터 테이블, 오브제 등 대부분이 철로 이루어져 있어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이라는 매개체로 아늑함도 함께 주고 있다. 개방감 넘치는 공간에서 책과 함께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다양한 스페셜 티, 커피, 빵 등도 맛볼 수 있어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도 많이 찾는 곳이다.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테헤란로 440

별마당 도서관

쇼핑몰 한복판에 자리한 높이 13미터의 서가는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의 발걸음도 멈추게 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책꽃이엔 약 7만여 권의 책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1층에는 문학과 인문학, 지하 1층에는 취미, 실용 관련 서적이 구비되어 있다. 해외 잡지까지 총 6백여 종의 잡지를 모아 놓은 잡지 특화 서가는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별마당 도서관만의 특별한 공간이다. 마치 야외의 광장처럼 넓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북 토크, 연주회 등의 행사는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책을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구석구석 의자가 놓여 있어 쇼핑을 하다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도좋다.별마당 도서관영동대로 513 스타필드 코엑스몰 B1

플랫폼엘

2016년 개관한 플랫폼엘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예술체험을 제공하고자 설립한 아트센터. 플랫폼엘 건물은 제9회 강남구 아름다운 건축물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딱딱한 사각형이 아니라 유려하게 둥글려진 모서리가 멀리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건물에 둘러싸인 중정에서는 퍼포먼스, 설치미술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며 아트숍과 카페가 중정을 향해 열려있다. 갤러리는 지상 2, 3층에 있고 4층에는 강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렉처룸이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예술 강연에 중점을 두고 운영한다.플랫폼엘언주로133길 11